[콘텐츠+유료화] 콘텐츠와 광고 사이, 72초TV의 ‘콜라보’
콘텐츠는 여전히 미끼 상품이다. 그 자체로 돈이 되지 않는다. 사람을 끌어모을 수는 있지만, 끌어모은 사람에게 그 콘텐츠를 팔 수는 없다. 유료인 콘텐츠는 불법으로 강제 ‘무료화’ 당하기도 한다. 유료화를 시도하려면 기존 사용자들의 거센 반발을 받는다.
힘들게 만든 콘텐츠는 어떻게 제값을 받을 수 있을까? 콘텐츠 유료화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있는 업체를 만나 콘텐츠 유료화의 힌트를 찾아보고자 한다. 다섯 번째는 모바일 동영상 시대에 가장 주목받고 있는 플레이어인 ‘72초TV’다. 지난 4월29일 <블로터>에서 개최한 ‘뉴미디어에서 배우는 콘텐츠 마케팅 2016’ 컨퍼런스에서 두 번째 연사로 나선 성지환 72초TV 대표 강연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뷰당 1원, 100만뷰는 100만원
“콘텐츠 유통 수익은 뷰(view)당 1원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100만뷰가 나오면 100만원을 받는 거죠. 페이스북은 유통 수익도 없습니다. 생각하시는 것보다 콘텐츠로 밥 벌어먹는 게 어렵습니다”
72초TV가 처음 오픈한 건 작년 5월경이었다. 시작부터 리드미컬한 영상으로 주목받았다. 오픈하자마자 하루 열 건 이상의 광고제작의뢰가 들어오는 수준이었다.
콘텐츠를 만드는 데도 정신이 없어서 ‘광고를 할 생각이 없다’라고 대답하곤 했지만, 돈벌이는 여전히 고민이었다. 유통수익으로는 먹고 사는 게 불가능하다. 수익을 위해 광고 콘텐츠를 만들더라도 힘만 빠지고 돈은 안 됐다. 어쨌든 광고는 해야했다. 이 고민의 절충점에서 나온 포맷이 ‘콜라보레이션’이다. 브랜드와 콘텐츠를 함께 만든다는 뜻이다.
콘텐츠야? 광고야?
“저희는 콜라보로만 진행합니다. 대중에게 알리고 싶은 키워드 3가지만 주세요. 그럼 그걸 저희가 콘텐츠에 녹여드릴게요”
몇 번의 촬영중단과, 브랜드 담당자의 볼펜이 날아다니는(?) 역경을 거쳐 ‘나는 오늘 드디어 협찬을 받았다’는 72초TV의 첫 콜라보 콘텐츠가 나왔다. 반응은 무척 뜨거웠다. 2주 만에 3백만뷰를 달성했을 뿐 아니라, 댓글도 99%가 긍정적이었을 정도였다. 그 자체로도 충분히 재미있었기 때문에 나온 결과다.
72초TV의 콜라보 콘텐츠가 가진 가치는 플랫폼을 고민하게 만드는 수준이었다. 처음에 콘텐츠 채널에 개재됐다가 두 시간 후에 내려갔다. 콘텐츠 채널에 광고를 올릴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꾸준한 성과가 나타나면서 플랫폼의 태도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간접광고가 포함됐음을 알리는 조건이 붙긴 했지만, 콘텐츠이니 콘텐츠 채널에 올리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광고 상품을 연계해서 만들어보자는 제안도 들어왔다.
우리에게 뭘 해줄 수 있느냐?
대부분의 광고제작은 의뢰와 제작비의 교환이다. 맡기고, 필요한 제작비를 준다. 그러나 72초TV는 ‘저희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나’라고 광고주에 되물어본다. 브랜드 측에서 콘텐츠를 많이 확산시킬 방법을 제시하면 제작비를 깎아주기도 한다. 남성의류브랜드 TNGT와의 협업사례가 대표적이다. TNGT측이 가지고 있었던 전속모델과의 1회 촬영권을 72초TV와의 콜라보에 썼다. 박보검이라는 유명 연예인을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72초TV의 브랜드에도 도움이 되는 콜라보였다. 72초TV는 제작비를 대폭 깎아줬다.
이렇게 작품을 만들어가다 보니 콜라보도 하나의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는 개념이 뚜렷해졌다. 72초TV는 콜라보 상품군을 개편할 예정이다. 티저영상도 만들고, 메이킹 필름도 만들어 볼 계획이다.
콘텐츠면 일단 사람들이 볼만해야 한다
TV는 더 이상 메인 플랫폼이 아니다. 플랫폼 영향력은 기존 미디어에서 온라인으로 대폭 넘어갔다. 성지환 대표는 “온라인이라는 세상 안에서 광고와 오리지널 콘텐츠가 어떻게 다른가 하는 질문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본질적으로 ‘모바일에 맞는 콘텐츠’, ‘마케팅에 맞는 콘텐츠’라는 구분보다는, 광고도 콘텐츠인 만큼 사람들이 볼만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광고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게 딱히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흘러가는 타임라인에서 광고와 광고 아닌 콘텐츠의 구분선은 흐려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콘텐츠 가치다.
“브랜드 메시지를 던져주고 싶은 건 알겠지만, 광고라도 볼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TV든, 모바일이든 바뀌지 않는 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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